요즘 한국 MZ들에게 탕후루가 대세라지요? 사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요즘 탕후루를 안먹는 추세(?)인데 한국에서 탕후루의 열풍이 이렇게까지 대단한 것을 보고 좀 놀라기도 했어요. 마라탕, 마라샹궈에 이어 탕후루까지! 중국은 워낙 음식의 나라이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영향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 MZ, MZ... 얘기들 많이 하는데 중국에도 MZ가 있습니다. (하하 😁 저희 사무실에도 있고요) 중국에서 소비자 타겟을 언급할 때, 이전에는 주로 90,80后를 비교했지만, 최근에는 95-00 세대를 빼놓고는 어떤 카테고리도 이야기 할 수 없을만큼 소비의 영향력이 큰 세대입니다. 소비력, 소비 규모도 그렇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소비의 태도, 패턴이 90세대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갑자기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세대니까요.
저는 주로 3가지 루트(?)로 장을 보는데요, 1. 동네 야채시장 (주로 신선한 야채, 과일을 살때 이용) 2. 盒马같은 식료품 마트 (해산물이나 고기, 시장에서 살수 없는 식재료를 살때) 3. BLT, Ole 같은 수입마트 (소스류나 치즈같은 글로벌 식재료를 살때) 그런데 특히 BLT나 COSTCO를 가면 꼭 마트에서 셀카를 찍는 MZ들이 있더라고요?! 장을 보면서 VLOG를 찍기도 하고, 예쁜 패키지의 식료품을 들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해요. 글로벌 식재료들이 가득한 곳이 그들에게는 장보는 곳이 아니라 인증샷 찍는 놀이터인 거죠. 처음엔 뭐지? 했는데 이해가 되기도 했어요. 저도 꽤나 맛돌이 인지라 해외 여행을 가면 꼭 이색적인 식료품이 가득한 마트에가서 소스나 특이한 식재료들을 구경하러 가기도 하거든요.
서론이 길었네요, 오늘은 이런 MZ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베이징으로부터 돌풍을 불어 일으키고 있는 [fudi]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딱, 중국 MZ들의 마트에요. 구경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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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fudi]. fudi is for foodies. 라는 슬로건을 가진 창고형 회원제 마트입니다. 베이징에서 출발했고요. (아직까지 베이징에만 5개 매장이 있는데, 2025년부터 각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해요!) 회원카드는 188元부터 시작하고요. 요즘 중국의 젊은이들도 [COSTCO]나 [SAM'S CLUB]에 자주 가는데, 요즘은 샤오홍슈에 [fudi]에서 찍은 사진이 더 많이 올라오고, 이미 중고시장에 회원카드를 사고파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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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처럼 깔끔하게 정렬된 물건들, 비비드한 컬러, 매장에 흘러나오는 경쾌한 재즈, 눈치볼 필요 없는 15,000m2 면적의 쾌적한 공간, 안그래도 눈치보지 않는 중국MZ들에게 가볍게 놀러갈 핫 플레이스입니다.
일부러 입구에 사진 찍기 좋은 포토스팟으로 커피 테이블과 파라솔을 배치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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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1元의 아이스크림과 최근 출시되 품절을 일으킨 치즈 시나몬롤은 엔트리 아이템일 뿐이죠. 구운 소시지, 그릭요거트, 치킨롤 처럼 요즘 세대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맛돌이템들이 가득하고, 메인부터 디저트까지 fudi의 스마일 로고가 박힌 음식들이 가득합니다. 특히나 [fudi]는 foodie (미식가? 맛돌이? 吃货?)들을 위한 곳이니 음식에 특화된 브랜드의 핵심을 잘 간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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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보다 더 버라이어티한 [fudi] 요즘 MZ 들이 체험매장에 열광하잖아요. [fudi]에 가면 거대한 참치 해체쇼부터 럭키드로우로 뽑는 스낵머신, 트렌디한 피규어 장난감들까지 마트가 아니라 놀이공원인가? 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fudi]는 대학교 근처에도 매장을 열었는데, 대학생들이 [fudi]에 와서 작은 양주세트와 시식코너로 pre-drinking (?)을 하고 클럽으로 놀러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와서 놀고 사진찍고 먹고 👍 거기에 코스트코나 샘스 같은 곳에서 12ea 로 사야했던 대용량 롤케잌은 4ea로, 초대형피자는 12인치에 38위안으로, MZ들의 소비에 딱맞는 소용량으로 사게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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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중국인이니까, 코스트코랑은 달라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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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di]가 잘하는 것 중 하나는 localizing 입니다. 중국인이 만든, 중국식 창고형마트 답게 말이죠. 아무리 MZ세대 입맛이 글로벌해졌다고 해도, 매일 먹는 음식이 모두 웨스턴일수는 없죠. 중국인은 중국식을 먹습니다. 바로 먹을 수 있는 중국 도시락, 생선구이, 중국식 아침 식사 등 다양한 중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집에서 해먹기도 하지만 나가서 포장해서 먹는 사람들이 엄청 많거든요.
게다가 [fudi]는 중국인들의 계산법도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 베이징은 대도시여서 주차비, 세차비가 비싼데, [fudi] 회원을 가입하면 3시간 무료 주차와 세차가 무료! 몇번 세차만하러 와도 회원비를 뽑는 구조니 어서어서 가입해야죠? 중국인들이 이런 현실적인 계산에 엄청 강하거든요! 이렇게 현지 라이프 스타일과 사정을 잘 아는 서비스로 중국인을 이해하는 마트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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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fudi]에는 여러가지 부가 서비스가 있는데요, 최근에는 매장에 위치한 Fudi 소유의 치과 진료소인 Fule Dental이 공식 오픈하여 Fudi 회원들이 비용 효율적인 전문 구강 예방 및 관리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fudi]는 맛돌이들을 위한 브랜드잖아요. 이가 튼튼해야 잘 먹으니까 이를 관리해줘야겠다? 이거죠. 또 fudi의 회원들은 생일에 미리 예약하면 맞춤 케잌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또 미식가를 위한 fudi인 만큼 식품에 공을들여 베이커리 공장을 직접 가동하고, 장인들로 구성된 팀을 운영하며, 각 지역에 자체 농산물 기지를 보유하며 재배한다고 해요. 최근에는 중국 소비자들의 설탕에 대한 거부감 트렌드를 읽고 설탕을 40%까지 줄인 독자적인 제조법을 연구하고 개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fudi]의 서비스는 브랜드의 핵심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내되, 반응을 보면서 단호하게 철수되기도 하고, 업그레이드 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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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무엇보다 [fudi]가 잘 한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바로 마지막 포인트였어요. 중국에 와서 일하면서 크게 배운 것 중에 하나이기도 했는데,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내놓고, 계속 업데이트를 해가는 방식 입니다. 다소 완벽주의를 가진 한국인들에 비해 참 많이 부딪히는 방식이기도 했는데요. 브랜딩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걸 이 상태로 내놓는다고?'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계속 고치고 또 고쳐 완벽하게 될 때까지 하다가는 시장은 이미 변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만큼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또 중국이라는 나라는 워낙 많은 사람과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분석은 하되, 일단 내놓고! 피드백과 흐름을 보면서 그때 그때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답입니다.
최근에 읽은 <퓨쳐셀프> 책에서도 그부분을 언급하고 있더라구요. '완벽하지 않더라도 공격적으로 완수하라'
[fudi]를 보면서 이런 창의적인 발상, 공격적인 시도 역시 참 요즘 세대와도 닮아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MZ들의 마트 답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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